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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주체성은 함께 갈 수 있는가?

by zuhause 2025. 4. 21.

사용자 실천과 UX 변화의 접점

당신의 행동이 UX를 바꾼다


우리가 앱을 삭제하고 알림을 끄고 아침마다 폰 없이 산책하는 이유는 단지 습관 개선만이 아니다.
그건 디지털 공간에서 내가 주체적으로 존재하고 싶다는 선언이다.
그리고 그 선언은 개인의 습관을 넘어서 UX 구조 자체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이 글은 다음 질문에서 시작된다
개인의 실천이 디지털 기술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사용자가 바뀌면 기술도 바뀔 수 있을까?

 

1. UX는 사용자를 닮는다  실천은 데이터가 된다

디지털 서비스는 철저하게 사용자 데이터에 의해 설계된다.
자주 누른 버튼, 머문 시간, 클릭한 콘텐츠  모든 것이 다음 설계의 재료다.

그러므로 내가 무심코 하는 사용 행동 하나가 다음 UX의 기준이 된다.
그렇다면 만약 사용자가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하면?

자극적인 영상이 떠도 클릭하지 않는다
무한 스크롤을 끄고, 일정 콘텐츠 후에는 앱을 닫는다
알고리즘보다 수동 검색을 선호한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쌓이면, 플랫폼은 무엇이 먹히지 않는지를 알게 된다.
그리고 설계는 변화할 수밖에 없다.

 

실천은 피드백이고, 피드백은 리디자인을 유도한다.
따라서 우리는 단순히 소비자가 아니라 UX를 공동 설계하는 참여자다.

 

기술과 주체성은 함께 갈 수 있는가?

 

2. 기술은 방향을 가진다  주체성을 고려한 설계란?

기술은 중립적이지 않다.
UX는 사용자를 특정한 행동으로 유도하거나 방향 짓는 힘을 가진다.
그렇다면 디지털 기술이 사용자의 주체성을 존중할 수는 없을까?

그 가능성은 이미 일부 서비스에서 나타나고 있다.

설계 요소 주도권을 빼앗는 UX 주도권을 되돌려주는 UX
피드 구성 알고리즘 자동 추천 팔로잉 전용, 수동 큐 기능
시청 흐름 자동재생, 무한 스크롤 콘텐츠 종료 후 선택 대기 화면 도입
시간 사용 이용시간 증가 유도 시간 설정, 일시중지 기능 제공
감정 설계 비교 유도, 과잉 자극 일기/기분 기록 기능, 감정 자각 보조
이런 구조는 단순한 기능의 변화가 아니다.
기술이 사용자의 자기 결정을 돕는 방식으로 설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즉 UX는 인간을 길들이는 도구가 아니라,
인간이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도구가 될 수 있다.

 

3. 사용자 행동이 플랫폼을 바꾸는가?  작은 흐름에서 큰 방향으로

자, 그럼 핵심 질문이다.
정말 우리가 앱을 다르게 사용하는 것만으로 변화가 일어날까?

당장은 아니지만,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사용자의 디지털 웰빙 요구  앱에 스크린 타임 기능, 집중 모드 도입
알림 피로에 대한 사용자 피드백  묶음 알림, 수면 시간 무음 기능 도입
SNS 피드 과잉에 대한 이슈  팔로잉 탭, 광고 숨기기, 콘텐츠 제한 옵션 도입
이것들은 사용자들의 행동과 피로감이 UX 설계를 되돌린 사례다.
이 흐름은 점점 더 개인화된 실천에서, 집단적 디자인 피드백 흐름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래서 결국 UX는 사용자 실천에 의해 리디자인된다.
우리의 선택이, 태도가, 반복되는 사용 행태가 기술의 방향을 수정하는 힘이 된다.

 

4. 실천과 기술의 공존  지금 할 수 있는 5가지 질문

기술을 완전히 끊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기술과의 관계를 재구성할 수는 있다.
그 출발은 아주 구체적인 질문들이다

나는 왜 이 앱을 지금 열었는가?
이 기능은 나의 감정/집중/시간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
이 구조가 나의 선택을 돕고 있는가, 방해하고 있는가?
나는 설정을 통해 앱을 얼마나 나에게 맞게 바꿨는가?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나는 다른 대안을 찾을 용기가 있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한 자기반성이 아니다.
이 질문을 던지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용자가 아닌 설계자로 전환된다.

 

나의 실천, 우리의 구조
디지털 주도권은 플랫폼이 제공하는 게 아니다.
그것은 사용자가 먼저 주체성을 실천함으로써, UX 구조에 요구되는 결과다.

그리고 기술은 생각보다 빠르게 반응한다.
왜냐하면 플랫폼은 우리의 행동을 보고 설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천이 먼저다.

내가 앱을 어떻게 사용할지를 새롭게 정의하는 순간
기술도 그에 맞게 설계 방향을 조정하게 된다.